













영화 ‘기생충’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준 배우 박소담이 갑상선 유두암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안타까운 뉴스가 있었습니다.
이제 만 30세 밖에 되지 않은 젊은 나이에 암 수술을 받다 보니 더 크게 이슈가 된 것 같은데요.
오늘은 박소담 배우가 수술받은 ‘갑상선 유두암’이 무엇인지, 갑상선암은 어떤 암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갑상선암 생존율 100.8%
흔히 갑상선암을 착한 암이라 부르고,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국가 암 정보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근래 10년 동안의 갑상선암 생존율은 100.8%를 기록했는데요.
갑상선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해 오히려 생존율이 더 높았다는 의미입니다.
갑상선암 자체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흔하지 않고, 치료를 위해 꾸준히 병원을 방문하기 때문에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갑상선암은 착한 암?
하지만, 갑상선암이 모두 이러한 것은 아닙니다.
갑상선암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박소담 배우가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진 유두암(유두상 갑상선암)은 갑상선암 중 가장 흔한 암으로, 약 75% 이상을 차지합니다.
암세포의 구조가 손가락처럼 솟아오른 듯한 모양이라 유두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이 암은 전이가 잘 되지 않고 증상도 적어서, 갑상선암이 착한 암이라는 이미지는 유두암 때문에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갑상선암 중 수질암이나 역형성암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미분화암이라고도 불리는 역형성암은 5년 생존율이 7% 이하로 매우 위험한 암입니다.
예후가 나쁜 암으로 유명한 췌장암보다도 낮은 생존율로, 굉장히 공격적인 난치암입니다.
증식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서 급성장한 암세포가 기도를 막아서 질식사할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위험한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착한 암인 줄 알았던 유두상 갑상선암이 역형성암으로 변이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유두암이라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갑상선암의 후유증은?
갑상선암의 생존율은 높지만, 그렇다고 후유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호르몬을 생성하는 갑상선을 절제하게 되면 몸의 균형이 깨지고 만성피곤, 체중 증가, 난임 등의 후유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암의 위치가 좋지 않아 성대를 손상시켜 목소리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림프절을 절개하는 과정에서 갑상선 기능 저하가 생길 수도 있는데요.
이 경우에는 평생 칼슘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완치되더라도 삶의 질까지 발병 전으로 완전히 돌아가는 어려운 것이죠.

갑상선암 과잉진료 논란
진료 기술이 좋아지고 검사를 많이 받으면서 미세유두암의 발견이 많아짐에 따라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갑상선암에 대한 과잉 진료 논란이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은 갑상선암 발병률 증가가 가파르고, 미세암에 대해서도 절제수술 비율이 높아 Nature지에서 한국의 과잉진료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가 실리기도 했습니다.
*The science myths that will not die, Nature, 2015. 12. 16 출간
하지만 이것은 전이되지 않은 미세 갑상선암에 대해 무작정 수술하기 보다는 추적관찰하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으로,
갑상선암이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암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갑상선암
국가암정보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기대수명(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7.4%입니다.
이 중 3대 여성암(갑상선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의 비율은 약 42.6%로,
통계적으로 약 15%의 여성은 여성암에 걸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여성암인 갑상선암은 남성보다 여성의 발생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여성의 암 발병 중 19.1%를 차지합니다.
그만큼 주위에서도 갑상선암 환자를 자주 보게 되고, 낯설지 않은 암입니다.

갑상선암은 다른 암들에 비해 생존율이 높고 예후가 좋은 암이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빠르게 완치되고 후유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항상 관리하고, 검사 받고, 대비해야 착한 암인 것이죠.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지 나쁜 암이 될 수도 있습니다.


며칠 전 안타까운 뉴스를 접했습니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굶겨 숨지게 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22살 아들,
이른바 ‘간병살인’이라고 불리는 사건입니다.

이들은 간병으로 인해 도시가스와 휴대전화가 끊기고, 유통기한이 지난 편의점 도시락으로 연명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아버지를 사망하도록 놔두기로 결심한 후에도 아버지가 배고픔이나 목마름을 호소하면 물과 영양식을 호스에 주입하는 등 고통과 고뇌가 엿보이는 사연에 마음이 복잡해지는 뉴스였는데요.
이 뉴스를 보고 떠오르는 책이 있어서, 오늘은 그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제대로 된 통계 조차 없는 한국의 간병 문제에 대해 서울신문에서 심층취재해 연재한 기사를 단행본으로 낸 책인데요.
저는 이 책을 읽는 것이 참 어려웠습니다. 중간에 몇 번쯤은 책을 덮고 마음을 추슬러야 했으니까요.
그 정도로 이 책에 나오는 요양 환자와 간병인의 현실은 참담했습니다.
뉴스 속 이야기가 아닌 현실 – 간병 가족 문제
이 책에 따르면, 가정에서 돌봄을 받는 환자가 10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20가구 가운데 한 가구는 누군가가 집에서 아픈 가족을 돌본다는 이야기입니다.

2006년부터 2018년까지 10여 년 동안 재판에 넘겨진 간병살인 가해자 수는 154명, 희생자 수는 213명에 달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가해자들은 한 때 주변에서 희생적인 부모이거나 효자, 효부로 불린 이들입니다.
하지만 끝 모를 간병의 터널에서 결국은 무너졌습니다.

기록 조차 없는 죽음들
하지만 이것이 간병살인의 전부는 아닙니다.
‘간병자살’은 재판에 넘겨지지 않아 집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06년~2018년 10여년간 언론이 기록한 간병자살 사건이 60건, 총 사망자 수는 111명입니다.
기록되지 않은 사건은 훨씬 더 많을 것이고, 동반 자살자는 사실상 살인 피해자입니다.
그리고 가해자 또한 동시에 피해자일 수 있죠.
간병가족으로서 죽음을 결심하기까지 겪은 수많은 고통과 고뇌는 그냥 ‘자살’이란 단어 속에 묻힐 뿐입니다.

극심한 경제적 압박 겪는 가족 간병 당사자들
간병인 가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0.8%가 ‘부모 의료비 부담으로 가족 간 갈등이 발생했다’고 답했습니다.
오랜 시간 아픈 가족을 돌보며 환자 못지않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지만 노동의 대가 따윈 없습니다.
눈에 띄는 건 월소득 ‘500만 원 이상’ 가구에서 이런 응답이 나온 비율이 300만 원 이상이나 300만 원 미만 가정보다 높았다는 것입니다.
고소득층도 ‘간병 공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래도 살아야한다
이런 상황에 내몰린 이들을 그저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마땅치 않은 게 현실입니다.
노인장기요양제도가 있지만 당사자가 신청해야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모순이 있고,
장기요양보험 인정률은 최근 5년간 평균 8.8%에 불과합니다.
요양병원은 간병살인 같은 비극을 막는 해법으로 꼽히지만, 대다수 요양 기관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습니다.
현재 대선후보들은 모두 간병 가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하지만, 간병살인에 대한 통계조차 집계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적인 방안을 내놓고 실행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간병 가족의 문제는 분명 사회와 제도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막대한 예산이죠.
그렇다고 당사자 입장에서 사회를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환자와 간병인의 고통, 가족간의 갈등, 경제적 어려움은 당장 눈 앞에 닥친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하루 빨리 장기요양 환자와 가족에 대한 현실적인 도움 방안이 마련되고 적절한 치료와 대비로 더 이상 고통받는 간병 가족이 없어지기를, 그래서 간병살인 같은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래봅니다.
*이 글은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우리 사회가 보듬어야 할 간병 가족들의 이야기」 책 내용 일부를 발췌, 인용하였습니다